노후대비 1석3조 [수익형주택]
‘주인세대+원룸+스터디카페’ 한 건물에

 

은퇴까지 6년을 앞 둔 임 씨는 기존 아파트를 처분한 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주인세대와 원룸, 근린생활시설 등 3가지 기능을 결합한 건축물을 신축해 든든한 노후대비에 나섰다.

 

 

 

 

강남 살던 임 씨가 강북으로 간 까닭

 

건축주 임 씨는 정년을 6년 앞둔 시점에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을 찾았다. 제기동에는 재개발이 해제되면서 급매물로 나온 단독주택지가 적잖았다. 임 씨는 이곳에서 임대사업을 할 만한 단독주택지를 물색했다. 그가 눈여겨본 단독주택지는 가까이 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임대사업을 하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임 씨는 살고 있던 강남의 아파트를 처분한 자금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고 이주하기로 결심했다. 강북 이주를 결심한 임 씨는 부부가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주택과 매달 960만원(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60만원)의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든든한 노후대책을 동시에 얻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바리스타를 꿈꾸며 준비해온 아내의 새로운 일자리까지 얻었다. 집 한 채로 1석3조의 결실을 거둔 셈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의 뒷모습. 다채로운 패턴으로 오거리에 활기를 전한다.

 

 

 

 

도시형생활주택 출입구는 방범 카드를 소지한 사람만 드나들 수 있도록 관리한다.

 

 

 

 

안전을 위해 방범카메라도 설치했다.

 

 

경사지 레벨 차이 활용, 플러스 공간 얻다

 

사실 임 씨의 사업지는 233㎡ 규모로 수익성을 거두기 쉽지 않은 소규모에 속했다. 해법을 고민하던 끝에 도시형생활주택 전문기업인 야촌주택개발을 찾아갔다. 설계팀이 찾은 해법은 대지의 레벨차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임 씨의 땅은 한 개층(3m) 정도의 경사가 존재하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효율적인 공간과 동선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우선 레벨이 낮은 쪽에 주차공간을 배치했다. 그러자 주차 동선과 생활 동선이 자연스럽게 분리되고 각 세대로의 접근이 편해졌다.
무엇보다 건축주 임 씨는 제기동 인근 대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주거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소규모로 짓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수익성을 찾다가 마치 원룸 고시촌 같은 모습이 되어버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설계팀은 주차장 자리를 배치하고 남은 지하층 일부를 확보했다. 이곳을 스터디카페로 꾸미고 건축주가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가장 전망이 좋은 최상층에는 임씨 가족이 입주해 살기로 했다.

 

 

 

 

실별 면적에 따라 5개 타입 18세대로 구성된 도시형생활주택 내부. 2인거주가 가능한 타입도 있다. 실마다 채광량을 높여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욕실에 간유리를 설치했다. 양변기와 세면대, 샤워기 등이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이며 타일은 트렌디한 무광 제품이다.

 

 

 

 

최상층에는 주인세대가 입주했다. 거실과 주방, 방3개와 욕실을 갖췄다.

 

 

주인세대 욕실. 샤워부스를 설치했다.

 

 

'THE LIVING+' 품격 주거공간으로 차별화

 

주인세대와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18세대, 그리고 아담한 근린생활시설(카페)까지 갖춘 건물 입구에는 'THE LIVING+'라는 명패가 붙었다. 입주자들에게 한층 밝고 건강하고 품격있는 공간을 선사하겠다는 주인장의 의지와 약속을 새긴 이름표다.
안으로 들어서면 ‘이름값 하는 건물’임을 알 수 있다. 건물 입구에 카드식 방범도어를 장착하고 방범카메라까지 설치했다. 1인가구가 가장 민감해하는 안전에도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계단실과 연계된 복도는 넓고 밝아서 드나드는 이들에게 여유로움을 준다. 원룸 내부에는 풍부한 채광을 확보해 쾌적함을 챙기고 있다.
원룸 내부 인테리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친환경등급 자재로 직접 주문제작한 가구들을 배치하고 마감자재 컬러도 밝고 화사한 것으로 선택했다. 현관 신발장과 전자레인지, 세탁기, 에어컨까지 갖춘 풀옵션 원룸이다. 욕실에는 벽체 대신 간유리를 세워 공간에 여유를 찾았다.
지하층에 마련한 근린생활시설은 하숙촌 오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몇 해 전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한 임 씨의 아내가 R이곳에 ‘The Living Cafe'를 열었다. 이 카페가 남다른 점은 학생들의 세미나공간과 휴식공간을 갖춘 스터디카페(study cafe)라는 점이다.

 

 

 

 

대지 레벨 차이로 인해 생겨난 지하공간에 건축주 아내가 학생들의 휴식과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스터디 테마 카페를 열었다.

 

 

스터디 카페 내부에는 다양한 용도의 좌석들이 배치됐다.

 

 

3D설계로,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 좁히기

 

제기동 도시형생활주택 ‘THE LIVING+'는 작지만 복합적인 건물인 만큼 탄탄한 설계과정이 필요했다. 시공사와 협력관계를 맺은 건축설계사무소를 통해 10차례에 걸친 설계회의를 진행했고, 회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영한 3D작업물이 10차례나 나왔다.
제기동 주택처럼 가설계 단계에서 3D작업을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3D작업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건축주에게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실물에 가까운 이미지를 통해 건축주는 원하는 내용을 더욱 쉽게 요구할 수 있고, 설계자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기동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3D설계를 기반으로 건축주의 이상과 현실건축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감을 좁혀냄으로써, 건축주에게 노후의 선물 같은 부동산이 될 수 있었다.
∎Writting_Sunny ∎Photo_Wang